“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때가 있나니(전 3:1).” 라는 말씀처럼 예수님도 때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자신의 ‘때’를 언급하신 부분입니다.
갈릴리 가나에서 열린 결혼식에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참석하셨습니다. 잔치가 한창일 무렵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그 사실을 예수님께 알립니다. 예수님은 마리아에게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4).” 라고 말씀합니다. 또 그 후에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피곤하여 잠든 제자들에게 “이제는 자고 쉬라 보라 때가 가까이 왔으니 인자가 죄인의 손에 팔리느니라(마 26:45).”고 하셨습니다.
인류의 죄를 지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신령한 몸으로 부활하실 때를 염두에 두신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때가 아직 아님을 알고 계셨던 예수님께서 가나의 결혼식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기적을 행하신 까닭은 무엇일까요? 일차적으로는 신랑과 그의 가족, 예식에 참여한 이들의 필요를 아시고 돕기 위한 사랑이었습니다. 더불어 요한사도가 요한복음을 기록한 목적, 곧 “너희로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요 또 너희로 믿고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니라(요 20:31)”는 말씀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이, 주님을 따라 결혼식에 참석한 제자들이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믿게 하시려는 의도였습니다.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오겠느냐고 반문하던 제자 나다나엘의 고향(요 21:2)인 가나에서 첫 표적을 행하심으로써 제자들로 하여금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게 하셨습니다. 즉 예수님은 세상을 향해서는 물이 포도주가 된 질적인 변화를 통해 하나님이 세상을 지극히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맛보게 하시고, 제자들에게는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는 신실한 믿음을 심어주고자 하신 것입니다.
참 기쁨과 사랑이 점차 메말라 가고 교회 안에서조차 믿음이 식어가는 이 시대에도 예수님은 이 사건을 통해 참 교훈을 주고 계십니다. “이르시되 내가 은혜 베풀 때에 너에게 듣고 구원의 날에 너를 도왔다 하셨으니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고후 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