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긍휼이 임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변화는 참으로 엄청납니다. 무엇보다 먼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오늘 말씀에서 사도바울은 자신이 전에는 훼방자요 박해자요 폭행자였으며, 죄인의 우두머리라고 고백합니다. 지나치다 싶을 만큼 가혹한 평가입니다. 그런데 그와는 정반대의 자랑거리로 가득한 고백도 찾을 수 있습니다. “나는 난 지 여드레만에 할례를 받았고, 이스라엘 민족 가운데서도 베냐민 지파요, 히브리 사람 가운데서도 히브리 사람이요, 율법으로는 바리새파 사람이요, 열성으로는 교회를 박해한 사람이요, 율법의 의로는 흠 잡힐 데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빌 3:5~6,새번역).” 말하자면 자신의 스펙을 넘어설 사람이 당대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바울이 이렇게 전혀 상반된 고백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 계기가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과의 만남입니다.
바울은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자기 자신만큼 잘난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행동이 예수님을 훼방하는 일임에도 의롭다고 여겼습니다. 옳게 살아가는 이들을 박해하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폭행하면서도 마치 의인이요, 정의의 사도인 양 착각했습니다. 이처럼 주님을 만나기 전에는 누구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바르게 알지 못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후 바울은 달라졌습니다. 이제까지의 판단과 결단이 잘못되었음을, 자랑스럽게 여긴 행동들이 사실은 복음을 훼방하고 믿음의 신실한 성도들을 박해하는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행동은 내가 믿지 않을 때에 알지 못하고 한 것이므로, 하나님께서 나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나에게 은혜를 넘치게 부어주셔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얻는 믿음과 사랑을 누리게 하셨습니다(13~14, 새번역).”
심판받아 멸망에 이르러야 할 사람을 구원해 주시고 귀하게 살아갈 수 있게 사도로 부르셨으니 주님의 긍휼하심이 얼마나 큽니까? 이처럼 하나님의 긍휼하심에는 차별이 없습니다.
긍휼은 모든 죄인에게 베풀어 주시는 주님의 은혜입니다.
우리도 긍휼을 받은 자 답게 그 긍휼에 합당한 삶으로 주님을 증언하며 살아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