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8:10~16

야곱의 지금 형의 살해 위협을 피해서 도망가는 중입니다. 날이 저물어 들판에서 돌을 베개 삼아 노숙하게 되었습니다. 몸도 마음도 지칠대로 지쳤고, 이 세상 어디에도 기댈 데가 없습니다. 거짓과 속임수로 복을 차지하려다가 하루 아침에 도망 다니는 신세가 된 것입니다. 야곱의 인생에서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최악의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때 하나님께서 야곱을 찾아오셨습니다. 꿈에 보니 사닥다리 하나가 있는데, 한쪽 끝은 땅에 다른 끝은 하늘에 닿아 있고 꼭대기 위에는 하나님이 서 계십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세 가지 약속을 말씀하십니다.(13~14)

그것은 곧 ‘땅에 대한 약속’과 ‘후손에 대한 약속’, 그리고 ‘복이 되는 약속’입니다. 이는 그의 할아버지 아브라함과 아버지 이삭에게 주셨던 것과 똑같은 약속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특별히 ‘임마누엘의 약속’도 더해 주십니다.

함께 계셔서 지키고, 돌아오게 하며, 이루어 주겠다고 하십니다(15). 보호와 회복, 완성을 약속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런 약속을 주시면서 야곱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하시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야곱이 대단한 믿음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지금까지 야곱의 인생에서 긍적적인 모습은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그는 사기꾼입니다. 팥죽 한 그릇으로 형에게서 장자권을 받아냈고, 눈먼 아버지를 속여서 장자가 받을 축복도 가로챘습니다. 그리고 이제 혈혈단신 도망자 신세입니다.

야곱은 복을 받을 만한 아무런 자격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하나님께서는 그처럼 초라한 인생을 ‘약속의 자녀’로

빚어 사용하려고 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은혜입니다. 받을 만한 자격이 전혀 없는데 뜻밖에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이때 해야 할 일은 그 은혜를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고 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야곱이 그랬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시작하는 인생을 살기로 결심했고, 하나님은 그런 그를 약속의 자녀로 세워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임마누엘의 약속을 주십니다. 우리를 믿음의 길로 초대하십니다. 순종하여 따르는 자를 약속의 자녀로 세워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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